많은 분들이 상담실을 찾는 이유 중 하나는 배우자 또는 연인의 외도 때문입니다. 관계에서 한쪽이 신뢰를 저버리는 행동을 했을 때, 배신감과 분노, 혼란, 두려움이 한꺼번에 밀려옵니다. 그리고 이런 감정이 어느 정도 가라앉았을 즈음, 마음속에 떠오르는 질문은 이렇습니다.
"한 번 바람을 핀 사람은 결국 또 바람을 피우지 않을까요?" 이 질문은 단지 상대방을 의심하는 차원이 아니라, 앞으로 이 관계를 계속 유지해도 되는지에 대한 깊은 고민의 시작점이기도 합니다.
1. 외도는 한 사람의 ‘성향’일까, ‘상황’일까?
많은 분들이 외도에 대해 이야기할 때, 그 사람이 원래 그런 ‘성향’을 가지고 있어서 외도를 저지른 것인지, 아니면 불가피한 ‘상황’ 속에서 그와 같은 선택을 하게 된 것인지 궁금해하십니다. 하지만 심리학적 관점에서 외도는 단순히 흑백 논리로 판단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닙니다.
외도는 단순한 성적 욕망이나 충동의 표출로만 볼 수는 없습니다. 오히려 그 이면에는 심리적인 결핍, 관계 내에서의 정서적 소외, 자기 인식의 왜곡, 혹은 통제되지 않는 감정의 흐름이 자리 잡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은 어린 시절부터 주변으로부터 지속적인 인정을 받아야만 자신이 존재할 수 있다는 강박적인 믿음 아래 살아왔습니다. 이 경우, 그는 타인의 시선을 통해 끊임없이 자신을 확인하려 하고, 관계 속에서 인정받지 못한다고 느낄 때 외부에서 그 결핍을 채우고자 외도를 시도하게 됩니다. 또 다른 사례로는, 평생 혼자 있는 것에 익숙하고 외로움에 무감각했던 사람이 결혼 후 배우자와의 정서적 교류가 줄어들자 갑자기 외로움이라는 감정에 민감해지고, 그 감정적 공백을 외부에서 채우려는 시도로 외도에 이르게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처럼 외도는 단순한 성향의 문제가 아니라, 그 사람의 인생 경험과 관계의 맥락, 심리적 욕구와 결핍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일 수 있습니다. 따라서 단순히 “저 사람은 원래 그런 사람”이라고 성향으로만 단정 짓는다면, 정작 그 안에 숨어 있는 진짜 이유를 보지 못하고 말게 되며, 더 나아가 관계 회복이나 자기 이해의 기회를 놓칠 수도 있습니다.
2. 왜 어떤 사람은 외도를 반복하고, 어떤 사람은 변화하는가
외도를 한 사람이 모두 반복적인 외도자로 이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상담 현장에서 수많은 부부와 커플을 만나본 경험에 따르면, 외도를 한 이후 전혀 다른 길을 걷는 두 유형의 사람들이 존재합니다. 외도를 반복하는 사람들과, 외도 이후 뼈저리게 반성하고 진심으로 변화하는 사람들입니다.
1) 외도를 반복하는 사람들의 공통된 심리적 특징은 다음과 같습니다.
① 감정 조절 능력이 부족하거나 충동적인 성향이 강합니다. 자신의 감정을 적절하게 조절하지 못하여 순간적인 유혹이나 감정에 쉽게 휩쓸리는 경향이 있습니다.
② 책임 회피 성향이 뚜렷하며, 죄책감을 크게 느끼지 못합니다. 자신의 행동에 대해 깊이 반성하기보다는 외부 요인이나 상대의 탓으로 돌리며, 자기 행동의 결과를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③ 자기 합리화에 익숙하고, 타인의 감정을 고려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나는 어쩔 수 없었다”, “상대가 먼저 나를 무시했다” 등의 생각으로 자신의 잘못을 축소하거나 왜곡하고, 상대가 느낄 고통에 대해 깊이 공감하지 못합니다.
2) 반면, 외도 이후 진정한 변화의 길을 걷는 사람들은 다음과 같은 특징을 보입니다.
① 외도 사실을 직면한 뒤 강한 죄책감과 자기반성을 느낍니다. 단순히 들켰다는 당황스러움이 아니라, 본인이 누군가에게 어떤 상처를 주었는지를 깊이 깨닫고 고통스러워합니다.
② 피해자에게 진심으로 사과하고,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구체적인 행동을 실천합니다. 이는 말로만의 사과가 아니라, 일정 시간 동안 상대가 신뢰를 되찾을 수 있도록 기다리고 배려하는 태도를 포함합니다.
③ 개인 상담이나 커플 상담 등에 자발적으로 참여하며, 자신의 내면과 행동 양식을 돌아보려는 노력을 지속합니다. 단순히 외도를 하지 않기 위한 억제가 아니라, 왜 그런 행동을 하게 되었는지를 파악하고 자신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려 합니다.
외도 후의 길은 하나가 아닙니다. 반복 여부는 외도 자체보다, 그 이후의 태도와 자기 통찰력에 달려 있습니다. 자신의 잘못을 직시하고 바꾸려는 의지가 있는 사람은 관계를 회복할 가능성이 높지만,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하고 회피하는 사람은 같은 상황에서 다시 같은 선택을 반복할 가능성이 큽니다.
3. 실제 사례로 본 외도 유형
외도는 단순히 성적 충동이나 순간적인 실수로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의 성장 배경, 정서적 결핍, 관계에 대한 태도, 그리고 자기 인식의 방식에 따라 여러 형태로 나타납니다. 여기서는 두 가지 상반된 사례를 통해 외도의 유형을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반복 외도의 그림자 – 자기애적 결핍을 지닌 남성
40대 남성 A 씨는 연애 시절부터 결혼 이후까지 여러 차례 외도를 반복해 온 사례입니다. 그는 상담 중에 “누군가가 나에게 호감을 가지고 있다는 걸 느낄 때만 안심이 된다”라고 말하였습니다. 언뜻 보기에는 단순한 자기애적 성향으로 보일 수 있지만, 상담이 진행될수록 그의 내면에는 깊은 정서적 결핍이 자리하고 있다는 것이 드러났습니다.
A 씨는 어린 시절 부모로부터 일관된 애정과 관심을 받지 못하고 성장했습니다. 특히 아버지는 무관심했고, 어머니는 인정보다는 꾸중과 통제를 통해 A 씨를 양육하였습니다. 이로 인해 그는 “나는 있는 그대로의 나로는 사랑받을 수 없다”는 신념을 가지게 되었고, 성인이 된 이후에도 타인의 인정과 매력을 통해서만 자신의 가치를 확인하려는 경향이 강해졌습니다.
이러한 심리는 관계 초반의 설렘과 확인 욕구가 채워질 때는 충족되지만, 관계가 점점 안정되고 일상화되면 다시 공허함을 느끼게 만듭니다. 이로 인해 그는 관계 밖에서 새로운 사람을 만나 관심을 받고, 자신이 여전히 매력 있는 존재라는 것을 느껴야만 안심이 되는 악순환을 반복하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유형은 스스로의 내면적 결핍을 자각하고 치유하지 않는 이상, 외도를 끊는 것이 쉽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2) 진심 어린 반성과 변화 – 회복을 택한 부부
반면, 외도라는 위기를 계기로 관계를 더욱 단단히 회복한 사례도 있습니다. 30대 초반의 부부, B 씨 부부는 결혼 5년 차에 위기를 겪었습니다. 남편 B 씨는 외부 프로젝트로 인해 수개월간 장기 출장을 다녀온 후, 출장지에서 만난 여성과의 외도를 저질렀습니다. 그는 귀국 직후 강한 죄책감에 휩싸였고, 끝내 아내에게 스스로 외도 사실을 고백했습니다.
아내는 깊은 충격과 배신감으로 이혼까지 고려했지만, 남편의 태도가 달랐습니다. 그는 단순한 사과에 그치지 않고, 자신이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 이해하기 위해 상담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그는 장기 출장 기간 동안 느꼈던 외로움과 소통 부재, 그리고 관계에서 자신이 무의식 중에 회피해 온 감정들에 대해 솔직하게 돌아보았고, 아내에게도 그 과정을 공유했습니다.
이후 그는 직장을 변경하여 더 이상 장기 출장이 없는 환경을 선택했고, 부부가 함께 대화를 나누는 시간을 일상 속에 꾸준히 마련했습니다. 아내 역시 큰 상처를 받았지만, 남편의 진심 어린 노력과 변화의 과정을 지켜보며 조금씩 마음을 열기 시작했고, 결국 두 사람은 관계의 재구성과 새로운 신뢰의 기반을 쌓아갔습니다.
이 사례는 외도 이후에도 충분히 회복이 가능하다는 희망적인 메시지를 전합니다. 외도 자체가 관계의 끝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그 이후의 태도와 노력 여하에 따라 관계가 오히려 더 깊고 단단해질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줍니다.
외도는 그 사람의 성향, 과거 경험, 심리적 기제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며, 반복되는 사람과 변화하는 사람의 차이는 자기 인식의 깊이와 행동의 진정성에 달려 있습니다.
4. 외도 후, 관계는 회복될 수 있을까?
외도를 경험한 많은 부부나 연인들은 가장 먼저 이렇게 묻습니다. “우리가 다시 예전처럼 신뢰를 가질 수 있을까요?” 이 질문은 단지 감정적인 회복에 관한 것이 아니라, 앞으로의 관계 지속 가능성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기도 합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외도 이후에도 관계는 충분히 회복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러한 회복이 가능하려면 반드시 충족되어야 할 조건들이 존재합니다.
1) 관계 회복이 가능한 경우는 다음과 같습니다.
① 외도한 사람이 진심으로 변화하려는 태도를 보일 것
가장 중요한 조건은 외도를 저지른 사람이 진정성 있는 태도를 갖고 있다는 점입니다. 단순히 발각되었기 때문에 사과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의 잘못을 인정하고 그 원인을 성찰하며, 다시는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구체적인 행동을 실천해야 합니다. 이러한 진심은 말이 아닌 행동으로 증명되어야 하며, 시간이 걸리더라도 꾸준히 이어져야 신뢰 회복의 출발점이 될 수 있습니다.
② 상처받은 사람이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고, 그것이 수용될 것
피해자는 깊은 배신감과 상실감을 경험합니다. 이 감정들을 억누르거나 “그만 잊어야지”라고 강요받을 경우, 오히려 내면의 상처는 더 깊어질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상처받은 사람이 충분히 자신의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어야 하며, 외도한 쪽이 그것을 방어적이지 않게 받아들여야 한다는 점입니다. 감정의 교류는 상처의 치유에 있어 필수적인 단계입니다.
③ 두 사람이 함께 관계를 재정립하려는 의지가 있을 것
외도는 단순한 사건이 아니라, 그 이전부터 관계 속에 존재하던 균열이 드러난 결과일 수 있습니다. 따라서 그 상황을 단순히 "외도만 해결하면 된다"는 식으로 접근하면 회복은 어렵습니다. 관계의 방식, 소통의 방식, 감정 표현의 방식 등 전반적인 관계 구조를 다시 정비하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부부 상담이나 커플 세션 등을 통해 중립적인 시각에서 관계를 재구성하는 것이 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2) 반대로, 회복이 어려운 경우도 존재합니다. 특히 다음과 같은 상황에서는 관계 회복이 상당히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① 외도한 사람이 거짓말을 반복하거나 책임을 회피할 때
진실하지 못한 태도는 신뢰 회복을 가로막는 가장 큰 장애물입니다. 외도 자체보다도 그 이후의 반복된 거짓말과 책임 회피가 더 큰 상처를 남기기 때문입니다. 신뢰는 단단한 벽돌 하나하나로 쌓는 구조물과 같지만, 무너지는 것은 단 한 번의 거짓말로도 충분하기 때문입니다.
② 피해자가 감정을 억누르거나 불신이 극단적으로 자리 잡을 때
감정 표현이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거나, 불신이 너무 깊어져 매사에 의심으로 이어진다면, 관계는 끊임없는 긴장 속에 놓이게 됩니다. 이런 상태가 지속되면 회복보다는 오히려 소진과 포기의 방향으로 흘러가게 됩니다.
③ 외도자체보다 이후의 대응이 더 큰 상처가 되었을 때
외도 이후의 대응 방식은 그 자체로 상처의 크기를 배가시키기도 합니다. “그깟 일 가지고 왜 그래”, “이젠 지겹다”는 식의 태도는 피해자에게 두 번 상처를 주는 것이며, 이런 상황에서는 상대방이 더 이상 회복을 시도할 동기를 잃게 됩니다.
외도 후의 관계 회복은 ‘외도’라는 행위 자체만을 두고 평가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 그 이후에 두 사람이 보이는 태도와 노력, 그리고 감정을 대하는 성숙한 자세에 달려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5. 반복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심리적 단서들
외도를 한 사람이 다시 같은 행동을 반복할지 여부는 단순히 외도 경험이 있다는 사실만으로 판단할 수는 없습니다. 오히려 그 사람의 심리적 구조와 삶을 대하는 방식에서 더 명확한 단서들을 찾을 수 있습니다. 다음은 외도가 반복될 가능성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주요 심리적 요소들입니다.
1) 공감 능력이 낮고, 타인의 고통에 무감각한가?
타인의 고통에 공감하지 못하는 사람은 자신의 행동이 상대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인식하지 못합니다. 이런 경우 외도에 따른 후회나 죄책감도 약하게 나타나며, 같은 행동을 반복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2) 충동 조절이 부족하고 감정에 쉽게 휘둘리는가?
감정이 격해졌을 때 상황을 통제하지 못하고 즉각적인 욕망이나 충동에 따라 행동하는 사람은 외도의 유혹 앞에서 자신을 제어하기 어렵습니다. 이는 단순한 약점이 아니라 반복적인 문제로 이어질 가능성이 큽니다.
3) 문제가 생겼을 때 회피하는가, 직면하려 하는가?
문제가 발생했을 때 도망치거나 회피하려는 성향은, 외도를 통해 현실의 불만을 외부에서 해소하려는 방식으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반대로, 문제를 직면하고 해결하려는 태도는 외도라는 선택을 피할 수 있는 강력한 내적 자원이 됩니다.
4) 과거에도 비슷한 행동을 반복한 이력이 있는가?
비슷한 상황에서 반복적으로 신뢰를 저버린 이력이 있다면, 그 사람은 같은 문제를 반복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물론 과거는 반드시 미래를 예측하는 결정적 요소는 아니지만, 반복된 패턴은 그 사람의 성향을 나타내는 중요한 지표가 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질문들에 대부분 ‘그렇다’고 답하게 된다면, 외도의 반복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반대로, 자신에 대해 성찰하고 변화의 의지를 갖고 있으며, 행동으로 그 진심을 보여주는 사람이라면 관계 회복은 물론 성숙한 동반자로 성장할 가능성도 충분히 존재합니다.
외도를 단절의 기준으로 삼기보다는, 서로의 성숙도와 관계의 본질을 되돌아보는 기회로 삼을 수 있을 때, 비로소 회복과 재출발이 가능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6. 중요한 것은 '그 후의 태도'
인간은 누구나 실수를 합니다. 때로는 돌이킬 수 없는 행동을 저지를 수도 있고, 그로 인해 관계에 큰 상처를 남기기도 합니다. 외도 역시 분명히 잘못된 선택이며, 그로 인해 누군가는 깊은 배신감과 고통을 겪게 됩니다. 하지만 한 번의 실수가 곧 그 사람의 전부를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중요한 것은 그 이후의 태도입니다.
외도라는 행위 자체는 과거의 일이지만, 그에 대한 책임을 어떻게 지고, 상처받은 사람에게 어떤 태도로 다가가는지는 현재와 미래의 문제입니다. 진심으로 자신의 행동을 반성하고, 상대방의 고통에 귀 기울이며, 앞으로의 관계에서 다시는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실질적인 노력을 보이는가—이 모든 것이 관계 회복의 핵심이 됩니다.
1) 진심 어린 사과가 있을 것
단순한 사과는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진심이 담긴 사과는 자신이 어떤 잘못을 했는지 명확히 인식하고, 그로 인해 상대방이 어떤 감정을 느꼈는지를 충분히 이해한 사람만이 할 수 있습니다. “미안해”라는 말 한마디보다는, 그 말이 나오기까지의 성찰과 반성이 더 중요합니다.
2) 상대방의 감정에 공감하고 귀 기울일 것
외도 이후 상처받은 사람은 종종 감정적으로 불안정하고 예민해집니다. 이때 가해자가 그 감정을 억제시키려 하거나 “그만 잊자”, “언제까지 이 얘기를 해야 하냐”라고 말한다면, 상처는 회복되기는커녕 더 깊어집니다. 고통을 충분히 공감하고 경청하는 태도는 단순한 위로를 넘어, 신뢰를 다시 세우는 토대가 됩니다.
3) 말이 아닌 구체적인 행동으로 신뢰를 회복하려는 노력
신뢰는 언어로만 회복되지 않습니다. 반복되는 말보다 중요한 것은 그 이후의 태도입니다. 일상 속에서 상대방을 배려하는 태도, 투명한 행동, 약속을 지키는 습관 등이 모두 신뢰를 회복하는 중요한 실천입니다. 또한, 외부와의 불필요한 접촉을 줄이거나, 감정의 소통을 보다 자주 시도하는 것도 관계 개선에 도움이 됩니다.
외도는 분명 관계의 위기입니다. 그러나 그 위기가 오히려 서로의 진심을 다시 확인하고, 이전보다 더 건강한 관계로 나아갈 수 있는 전환점이 될 수도 있습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한 번의 실수보다는, 그 실수 이후의 태도입니다.
7. 판단보다 중요한 것은 스스로의 존엄
외도라는 사건이 발생했을 때, 많은 사람들이 상대방이 다시는 그러지 않을 사람인지, 앞으로 믿을 수 있을지를 판단하려고 합니다. 물론 그것도 중요합니다. 하지만 때로는, 그보다 더 먼저 스스로에게 물어봐야 할 질문들이 있습니다. 바로 자신의 감정과 존엄에 대한 물음입니다.
외도라는 사건은 단순히 ‘그 사람을 용서할 수 있는가’의 문제가 아닙니다. 오히려 ‘내가 이 관계 안에서 존중받고 있는가’, ‘이 관계가 내 삶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가’라는 더 본질적인 질문이 우선되어야 합니다.
1) 나는 이 관계 안에서 존중받고 있는가?
상대방이 변하려는 노력을 한다 해도, 내가 지속적으로 감정적으로 소외되거나 존중받지 못한다면, 그 관계는 이미 나에게 상처를 주는 존재일 수 있습니다. 존중은 사랑의 핵심이며, 그것이 결여된 관계는 아무리 외적인 문제가 해결되어도 근본적인 만족을 줄 수 없습니다.
2) 나는 이 관계를 지속함으로써 더 건강해질 수 있는가?
관계는 우리를 지치게도 하지만, 동시에 힘을 주기도 합니다. 외도 이후의 관계가 나에게 끊임없는 의심과 불안, 불신을 불러일으킨다면, 그 관계는 나의 정서적 건강을 해칠 수 있습니다. 반대로, 관계 안에서 치유와 재건이 가능하다면, 그것은 이어갈 수 있는 가치가 있는 관계일 수 있습니다.
3) 상대방의 변화 가능성에 기대는 것이 아니라, 내 감정과 존엄을 지킬 수 있는가?
상대방이 변화하리라는 기대만으로 관계를 유지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선택일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나 자신의 감정과 존엄입니다. 내가 이 관계에서 나를 잃고 있지는 않은지, 상대의 태도에 따라 내 삶이 흔들리고 있지는 않은지 스스로 돌아보아야 합니다.
외도는 단순한 배신의 문제가 아닙니다. 그것은 우리가 관계 속에서 어떤 존재로 살고 있는지, 그리고 앞으로 어떤 삶을 선택할 것인지에 대한 중요한 질문입니다. 외도를 용서하든, 이별을 택하든, 가장 중요한 기준은 상대방이 아니라 바로 ‘나 자신’이어야 합니다.